근현대기 녹우당의 중흥조 윤정현
수당 윤정현(1882-1950)은 근대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시기에 종가를 지키며 살았던 녹우당 종손으로 격동의 변혁기에 집안을 다시 중흥시킨 인물이다.
윤정현은 1936년 4백여년 동안 소유해 온 진도군 맹골도, 죽도, 곽도의 토지를 문중의 채무상환을 위해 어업조합에 매도하는 등 문중의 재산관리와 채무정리 뿐만 아니라 간척, 금융, 염전 사업 등을 통해 재산증식에도 힘써 녹우당이 다시 중흥의 발판을 다져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문중에서는 일제강점기하라는 엄혹한 시절에 오백년 넘게 내려온 문중의 문화유산을 일구고 고스란히 간직한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일화에 의하면 1936년 일본 육군 우시지마 중장이 해남윤씨 종가의 공재 윤두서 그림을 본 뒤 그림 몇 점을 양도해줄 것을 간청하자 "우리 혼을 팔 수 없다" 며 단호히 거절했다.
고산의 12세손인 윤정현(1882~1950)과 광주이씨 부인 이상래(1882-1971)가 종통을 이어간 때는 근현대의 갈림길인 시대의 큰 변혁기였다.
이상래는 이 시기에 살았던 해남윤씨 종부로 90세까지 장수하면서 집안의 가업을 이어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집안에는 이 당시의 상황을 짐작 할 수 있는 종부의 한글 유서 한장이 전해져 오고 있다. 아들에게 한글 편지형식으로 남긴 유서로 종부의 고단한 삶의 여정이 잘 나타나 있다.
종부 이상래는 한국전쟁 중에는 집안 대대로 내려온 유물과 문서들을 벽장에 넣거나 항아리에 넣어 숨기는 등 지금까지 많은 유물들이 지켜져 올 수 있도록 하는데 공헌하였다.